APT margin 부동산 뉴스
비거주와 다주택의 보유 부담 인상이 임대차 시장으로 이어지는 통로. APT margin 편집
이번 세제개편안은 비거주 주택과 다주택의 보유 부담을 올리는 쪽으로 설계됐습니다. 문제는 그 부담을 지는 사람이 대부분 임대인이라는 점입니다. 오른 비용이 임차인에게 얼마나 넘어갈지는 계약 구조와 시장 상황에 달려 있어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어떤 통로를 거쳐 넘어가는지는 개편안의 조문만으로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출발점은 기본공제입니다. 1세대 1주택자라도 그 집에 살지 않으면 기본공제금액이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내려갑니다. 거주하는 경우에는 14억원으로 오릅니다. 거주 여부만으로 5억원이 벌어지는 구조입니다.
여러 채를 가진 경우의 기본공제는 계산식이 새로 생겼습니다. 4억원에 더해, 5억원에 거주용 주택가액을 주택가액 합계액으로 나눈 비율을 곱한 값을 더합니다. 거주하는 집의 비중이 낮을수록 공제가 4억원 쪽으로 붙습니다. 임대용으로만 보유한 경우가 가장 불리해지는 설계입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에 대해 2027년 70%, 2028년 이후 80%로 오릅니다. 1세대 1주택자와 지방의 1주택 및 2주택자에게 적용되는 70%보다 한 단계 높습니다.
세부담 상한은 150%에서 200%로 올라갑니다. 한 해에 늘어날 수 있는 폭의 뚜껑이 높아진다는 뜻이라, 공시가격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상한에 걸려 미뤄지던 몫이 더 빨리 반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법인은 단일세율입니다. 현행 2.7%와 5.0%에서 2027년 3.5%와 5.0%, 2028년부터는 5.0% 하나로 정리됩니다. 법인 명의로 주택을 보유해 임대하는 구조에는 가장 먼저 닿는 항목입니다.
세율표 자체도 주택 수 기준에서 주택 가액 기준으로 일원화됩니다. 2028년 이후 표는 과세표준 3억원 이하 0.5%에서 시작해 6억원에서 12억원 구간 1.3%, 12억원에서 25억원 구간 2.0%를 거쳐 94억원 초과 5.0%까지 올라갑니다. 여러 채를 나눠 가진 방식으로 세율을 낮추던 여지가 줄어드는 방향입니다.
정리하면 비거주와 다주택에 붙는 변화는 기본공제,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표, 세부담 상한 네 곳에서 동시에 일어납니다. 하나씩 보면 크지 않아 보여도 곱해지는 구조라 결과는 한쪽으로 모입니다.
보유 부담만 오르는 것이 아닙니다. 임대를 통해 부담을 덜던 장치들이 함께 정리됩니다. 상생임대주택 특례가 2026년 12월 31일로 적용기한을 마칩니다. 임대료를 5% 이내로 올리는 조건으로 1세대 1주택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의 2년 거주요건을 면제해 주던 제도입니다.
소형주택 임대사업자 세액감면도 감면율이 내려갑니다. 공공지원과 장기일반민간임대는 1호 임대 기준 75%에서 50%로, 그 외는 30%에서 20%로 조정되고 임대 호수에 따른 구분은 없어집니다.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매입임대 아파트의 양도세 중과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는 단계적으로 폐지됩니다. 2027년까지 양도분은 중과배제와 50% 우대가 유지되고, 2028년에는 중과의 절반이 적용되며 우대는 30%로 줄어듭니다. 그 이후 양도분에는 중과와 우대 배제가 적용됩니다.
완화 쪽도 있습니다. 기준시가 2억원 이하이면서 전용면적 40제곱미터 이하인 소규모주택에 대한 간주임대료 비과세 특례는 3년 연장됩니다. 다만 이 특례가 닿는 범위는 아파트 임대시장 전체에서 보면 좁은 편입니다.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가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로 한정되는 것도 같은 방향입니다. 자기 집을 빌려주고 다른 집에 사는 형태에는 공제가 닿지 않게 됩니다.
비용이 올랐다고 해서 임대료가 자동으로 따라 오르지는 않습니다. 임대인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지는 그 지역에 대체 매물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임차인이 다른 선택지를 얼마나 쥐고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공급이 넉넉한 곳에서는 비용이 임대인 쪽에 남습니다.
반대로 매물이 얇은 곳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전세 계약은 통상 2년 단위로 갱신되므로, 오른 보유세가 임대료에 반영되는 시점은 갱신이 몰리는 구간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편안이 2027년과 2028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반영도 한 번에 오지 않고 나뉘어 올 것으로 보입니다.
월세 쪽이 전세보다 먼저 움직일 여지도 있습니다. 보유세는 매년 현금으로 나가는 비용인데, 전세보증금은 목돈이라 그 비용과 형태가 다릅니다. 매달 들어오는 돈으로 매년 나가는 세금을 맞추려는 선택이 늘어날 경우 월세 비중이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경로는 매물입니다. 개편안은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세 중과를 2027년과 2028년에 한시 완화합니다. 2주택자는 현행 20%포인트 가산에서 2027년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로 낮아지고 2029년 이후 다시 20%포인트로 돌아갑니다.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에서 10%포인트와 15%포인트를 거쳐 다시 30%포인트입니다.
매도 유인이 커지면 임대로 나와 있던 물건 일부가 매매로 전환됩니다. 매매 시장에는 물량이 더해지지만 임대 시장에서는 물량이 빠지는 방향입니다. 어느 쪽 효과가 클지는 지역과 가격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여지가 있습니다.
발표 다음 날인 8월 4일에는 후속 금융대책과 관련한 보도가 나왔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한도를 현행 2억원에서 0원으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다만 이 내용은 단일 보도이고, 정부가 확정해 발표한 사안이 아닙니다. 검토 중이라는 표현 그대로 읽는 것이 맞습니다. 재정경제부 세제개편안 상세본에도 이 항목은 담겨 있지 않습니다.
만약 실제로 시행된다면 겨냥하는 대상은 자기 집을 두고 다른 집에 전세로 사는 경우입니다. 세제 쪽에서 비거주 1주택의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춘 방향과 결이 같습니다. 보유와 거주를 일치시키라는 신호를 세제와 금융 양쪽에서 보내는 그림입니다.
다만 같은 조치가 실수요에 닿을 여지도 있습니다. 직장이나 학교 사정으로 소유한 집과 실제 거주지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제 쪽에는 부득이한 사유로 비거주한 기간을 최장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는데, 금융 쪽에 비슷한 예외가 붙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검토안을 계산에 미리 넣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다만 전세를 끼고 잔금을 맞추는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런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는 편이 낫습니다.
부담이 오르면 임대인은 몇 가지 갈림길에 섭니다. 첫 갈림길은 그대로 보유하면서 오른 세금을 감수하는 선택입니다. 임대료를 올릴 여지가 없는 지역이라면 사실상 수익률이 깎이는 쪽입니다.
두 번째는 임대료로 넘기는 선택입니다. 다만 전세 계약이 통상 2년 단위로 묶여 있어 즉시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개편안이 2027년과 2028년에 나눠 시행되는 만큼, 반영도 갱신 시점에 맞춰 여러 해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세 번째는 실거주로 전환하는 선택입니다. 비거주 1주택의 기본공제 9억원과 거주용 1주택의 14억원 사이의 차이가 5억원이고, 여기에 거주공제까지 붙습니다. 세 부담만 놓고 보면 들어가 사는 쪽이 유리해지는 구조입니다.
네 번째는 매도입니다. 다주택 중과 한시 완화가 2027년과 2028년에만 열려 있어, 팔기로 마음먹은 경우에는 시점이 앞당겨질 유인이 생깁니다. 실제로 상세본도 매도 기회 부여를 완화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선택지마다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방향이 다릅니다. 실거주 전환과 매도는 임대 물량을 줄이는 쪽이고, 보유 유지는 물량을 그대로 두는 쪽입니다. 어느 선택이 많아질지는 지역별 시세와 대출 여건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공급 쪽 조항도 함께 놓고 볼 대목입니다. 개편안은 공공주택건설사업자에게 양도한 토지의 양도세 감면율을 10%에서 15%로 올리고 적용기한을 1년 연장했으며, 주택건설사업자가 주택 건설용으로 취득한 토지의 종부세 합산배제 범위에 별도합산토지를 5년간 추가했습니다. 임대 물량이 줄어드는 쪽과 공급을 늘리는 쪽이 같은 문서 안에 함께 들어 있는 셈입니다.
개편안에는 임차인을 향한 항목도 들어 있습니다. 월세 세액공제의 공제대상 월세 한도가 연 1,0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늘어납니다. 총급여 8,000만원 이하 근로자가 대상이고 공제율은 15%,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17%입니다.
청년에 대해서는 월세 세액공제율 17%를 적용하는 조항이 2029년 12월 31일까지 들어갔습니다. 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상환액 소득공제는 주거를 달리하는 무주택 부부에게 각각 허용되며 부부 합산 한도는 연 400만원입니다.
이 항목들은 임대료가 오를 경우의 완충 장치에 가깝습니다. 다만 공제는 낸 세금이 있어야 돌려받는 구조여서, 소득이 낮아 세 부담 자체가 크지 않은 가구에는 체감이 작을 여지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보유 쪽 부담은 조문으로 확정돼 있고, 그것이 임대료로 넘어가는 정도는 시장에 달려 있으며, 넘어간 뒤의 완충은 공제로 설계돼 있습니다. 세 단계 가운데 첫 번째만 숫자가 있고 나머지 둘은 아직 관찰 대상입니다.
전세를 끼고 잔금을 맞추는 청약자에게는 이 흐름이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임대 물량이 줄어드는 방향과 전세대출 한도 조정 검토가 겹치면, 잔금 계획의 전제가 흔들릴 여지가 있습니다. 계약 전에 대안 시나리오를 하나 정도 준비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개편안은 8월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9월 3일 이전에 정기국회로 넘어갑니다. 임대차 시장의 반응은 그보다 늦게, 계약 갱신이 도는 속도에 맞춰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가 오늘의 계산입니다. APT margin.